MyZmisT or MZT39/요즘
나는야 시험 체질
지구별나그네
2011. 3. 5. 18:29
2011년 3월 5일 토요일.
오늘 드디어 지난번에 신청했던 ASQ SSBB 시험을 봤다.
아침 8시부터 12시까지 장장 4시간 짜리..
가산 디지털단지에 있는 KSA 에서 보는건데
주차 지원도 안된다고 해서
대중교통 이용하라고 친절히 안내해주셨다;;
여행다니며 급하게 affidavit 보내느라
출력하고 스캔해서 보냈던거 하며
성우 시즌방에 상주하면서
낮엔 보드타고 오후에 보드 접으면
스타벅스에 혼자 앉아서 책 붙잡고 공부한거 생각하면
참 우여곡절 끝에 보는 시험이다ㅎㅎ
실로 오랜만에 보는 '시험'이란 것인데
이번에 확실하게 느낀게
내가 '시험'이란 걸 대하는 태도가
정말 여유롭다는 거다.
물론 주관적인 기준이지만
'긴장'이나 '두려움'보다는
'그냥' 또는 '까짓거'가 먼저 떠오르고
막상 시험을 볼 때면
아무렇지도 않게 아는대로
혹은 생각나는대로
그것마저 아니면 과감히 찍어버리고 만다.
그렇다고 절대 공부량이
무지막지하게 많아서
자신감이 막 넘치는 것도 아닌데
신기하리만치 편하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시험이 끝나고 나서,
'지나갔다.'
'이젠 좀 놀자'
막 이러면서
결과 따위야 어찌되건 말건
신경을 꺼버리고 만다.
그런데 신기하게
언제나 결과가 그리 나쁜 적은 없었으니
난 진짜 운이나 감이 좋나보다.
아니면 둘다?ㅋㅋㅋ
쨋든,
대학 시절
공대에서 그 수 많은 시험을 보고 졸업하고 나서
회사에 들어가고 나서는
외국계 회사의 필수인 전직원 영어 시험이라던가
가끔 보는 자격증 시험 말고는 거의 시험이란걸
본 적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접하는 풋풋한 긴장감을
즐기기까지 한 것 같다ㅎㅎ
오늘도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어제 밤을 꼴딱 새가며 열심히 한 막판 벼락치기를 마치고
'내가 안본 데서는 문제가 안나온다'라던가
'웬지 잘 볼 것 같아'같은
어디서 나온지도 모르는
밑도 끝도 없는
근자감으로 무장하고
상쾌한 새벽 공기를 마시며
시험장으로 가는 길에
기대치도 않았던 사람에게서 응원의 문자를 받곤
입가에 미소를 가득 머금고
당당히 찾아간 시험 장소.
open book에 계산기까지 가지고 들어가니
정말 옛날 생각나는 시험장 분위기.
각자 보는 시험도 달랐고
연령대와 성별도 소속도 다 다른 사람들.
묵묵히 문제를 풀다가
딴생각 잠깐 하다가
또 문제를 풀고..
화장실도 두어번 갔다오고...
open book의 장점은
시험을 보는 도중에도 공부를 하며 알게 된다는거ㅎㅎ
책을 들척이며 관련 부분을 찾아서
답을(혹은 이라고 생각하는) 찾고나면
뿌듯하기까지 하다ㅎ
조금은 일찍 나왔나..
생각보다 쉬웠던듯ㅎㅎ
이렇게 평소보다 조금 일찍 집을 나선걸 빼곤
별다를 것 없는 시험을 끝내고 나니,
묘하게도
어제 밤새운 피곤함이나
어제 오후에 마지막 끼니를 먹은 배고픔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말그대로 희열이 밀려왔다.
잘본지 못본지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쾌감이 몰려와
졸리지도 배고프지도 않고
'뭔가 놀아야겠다'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토요일이잖아ㅋㅋㅋㅋㅋ
아,
어떡해,
이러고 있는거 보면
난 정말 시험 체질인가봐.
까짓거. 푸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