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way../시간을 잊은 여행자
그냥..이라고 해둬야할.(7)
지구별나그네
2011. 2. 18. 01:16
2011년 2월 12일. 남쪽 끝까지 내려와서 일까?
날이 따뜻하다. 벌써 봄이 온 것일까..
특별한 다음 목적지도 없었다.
부산은 들려보기로 했으니
그 사이에 아무데나 들리면 된다.
남해쪽의 지도를 대충 둘러본다.
'음.. 거제도는 가야되겠군. 외도도 들어가 보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울리는 전화.
별로 오는 일도 거는 일도 없는 전화가 울리니
반갑기까지 하다.
어머니셨다.
'반가워요~엄마~~'라는 말은
속으로 삼킨 채,
입에서 나온 말은
"엉, 웬일이야?" 였다-
어머니는 혹시 남해 근처에 갔으면
보리암이라는 절에 가서 인등을 하나 해보라고 하셨다.
부천에 있는 석왕사라는 절에 계시던 승원 스님께서
주지 스님으로 가신 절인데
도저히 건물이 있을 수 없는 산정상 낭떨어지 근처에
지어진 절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기도처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지도를 보니 여수에서 바로 오른쪽.
거제와 부산으로 향하는 길이다.
고마워요. 엄마^^
안그래도 잘 모르겠었는데
적절한 타이밍에 어떻게 내가 거기까지 간줄 아셨는지
다음 목적지를 추천해주신다.
남해로 가자.
처음 가보는 도시지만
현대 기술의 힘! 내비를 찍으니 간단하다.
남해로 향하는 길에 이런 다리를 보았는데
무슨 다리인진 까먹었다.
금문교의 미니 버전인듯해서 사진을 찍어뒀던듯ㅎ
보리암도 역시 1,000원의 입장료가 있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이런 길을 올라가야 한다.
남해면 남쪽 끝인데 며칠 전의 폭설로
올라가는 길이 아예 눈으로 뒤덮혀있었다-
금산 보리암은 낙산사 홍련암, 강화도 보문사와 함께
우리나라 관음보살의 3대 기도처로 널리 알려져 있다는
설명을 보고 산책겸 등산을 한다..
올라가는 길에는 한려해상 국립공원을 훤히 조망할 수 있다.
캬아~ 멋지구나!
추운 겨울이고
올라오는 길도 폭설인데도
기도하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산정상 낭떠러지 앞에 있는 절이라
기도발이 잘 받는다나..ㅎㅎ
보리암 전3층석탑도 살짝 보인다.
보리암 전경.
곳곳의 바위 틈에는
이렇게 동자승들과 염주들을 걸쳐놓았다.
돌을 쌓아올리며 소원을 비는 곳은 많은데
이렇게 동자승들을 많이 놔둔건 처음 보는듯.
종무소에가서 인등을 하려니
보리암이 너어~무 인기가 많아 인등이 앞으로 몇년간은 없을거란다.
최소한 6개월은 기다려야 인등 자리가 날 가능성이 있다나ㅎㅎ
그냥 성의 표시로 기도하는 것만 살짝 하고 왔다.
소원 성취되길!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장관과 산 정상에서의 경치
절의 건물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이런건 참 보기 힘들듯..
감상용 사진!
이런곳까지 돌을 하나하나 지고 올라와서 절을 지었을 생각을하니..
참 대단하다. 세계 7대 불가사의는 아니어도
한국 7대 불가사의에 올려도 될듯ㅋ
내려오는 길에 산을 보니 정말 폭설이 많이 오긴 했나보다.
온통 하얗게 뒤덮혀 있다..
조심조심 내려온다..
입장 후부터 금연지역이어서 흡연 욕구를 꾹 참으며,
기도발 잘받는 곳에서 소원을 빌었으니 꼭 이루어지길,
소중한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며,
차근차근 마음 정리를 하며 내려온다...
이제 거제도로 가볼까..
내비를 찍어보니 꽤나 멀다;;
'그래 진주에 들렸다 가자. 자전거 여행할 때도 들렸었지..'
진주도 가깝진 않았지만
가서 진주성을 보고 하루를 머물고
내일 거제로 가면 될 것같다.
진주성 도착.
도시 이름으로 성곽이 있는 도시가
수원성, 진주성 하고 또 있었던가? 흠..
수원성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
안에 볼것도 많고..
도시를 향하고 있는 총통들ㅋ
문화재도 있고..
남감을 끼고 돌고 있다..
'촉석루'
앞에 논개 바위가 있다.
깍지끼고 일본장군과 함께 뛰어내린..
신발을 벗으면 촉석루에 올라가 볼 수 있었다.
때 마침 해가 지고 있어 석양과 함께
남강, 그리고 진주가 펼쳐지는 풍경.
남강은 참으로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가만히 서서 보고 있어도
흐르는지 고여있는 건지 구별이 안 될 정도로.
촉석루 안쪽.
여기가 내 집이었으면..ㅎㅎ
논개님도 모셔져 있다..
진주성 안은
마치 커다란 공원처럼 되어있어
날이 따뜻해지면 가족단위로 소풍오기 딱 좋을 만하다
진주성에서 둘러본 것들 몇 장.
진주국립박물관의 위엄. 두둥~~
여기에 올라가면..
진주 시내가 훤히 보인다.
전망대가 따로 필요 없을 정도.
이런 곳에 성을 짓는 거구나..
진주성을 둘러보니 저녁시간이 되어버렸다.
어스름 해질 무렵,
배도 별로 안고프고,
피곤하지도 않고,
딱히 할 일은 없고,
'그냥 거제로 갈까.. 멀지 않은데...'
차가 있으니 편한 것이 많다.
언제라도 맘먹으면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생각한 목적지에 빨리 갈 수 있다.
거제로 가는 사이.
밤이 되어 버렸다.
심심심심심한 고속도로.
가끔 하는 건데
앞뒤로 차가 한 대도 없고
가로등이 없는 데서 라이트를 끄면,
운전은 하고 있으되
정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
묘한 기분이다.
어둠 속에서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느낌이 난다..
물론 위험하다. 앞으론 하지 말아야 겠다..ㅎㅎ
거제에 도착하니
이미 밤인데
해금강을 가야하나
외도를 가는 배를 탈 수도 없고...
꽤나 늦은 밤시간이었지만
거제 생활 경험이 있는 대학 친구인
하주에게 슬쩍 연락을 했다.
우연찮게도 안자고 있었고
거제도를 잘 안내해 주었다.
약도까지 그려서 보내주며
이것저것 설명해 준 하주에게 고맙다~
특히 웃겼던건,
거제도엔 딱 3종류의 사람만 있다는 말이 있단다.
'삼성 사람', '대우 사람', '일반인' ㅋㅋㅋㅋㅋ
거제에 오니 운전도 많이 했고
조금 피곤해지기 시작한다.
내일은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감동의 경치를 볼 수 있겠지.
운치있게...
P.S 여행을 계속 하다보니
잘 설명은 못하겠지만
뭔가 아이러니 하게도
처음 떠나올 때의 목적을 조금씩 잃는 것 같다.
바람이나 쐬며 생각도 정리하고 책도 보고 공부도 하기로 했는데-
이것저것 보고 돌아다니는 것만 하고 있다.
이제 처음 목적했던 부산에도 거의 다 왔으니..
부산까지 돌아보고 빨리 마무리 하고 싶었다.
성우 시즌방에선 동호회 사람들이 어서 돌아오라고도 하고ㅎㅎ
보드도 조금 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