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11일 누적 이동거리:640Km 날씨:남쪽으로 올수록 괜찮아지고 있음.
터벅터벅 걷다가
이런식으로라도 인증을 해야
이젠 본격적으로 여행모드에 적응된 것 같다.
처음에 떠날 때의 목적지 망설임과
익숙한 일상들로부터 완전히 떠나온 느낌이 온다..
원래부터 떠돌이였던 마냥
익숙하게 다음 갈 곳을 생각해서 정하고
이리저리 잘 다니는 모습이 나도 신기하다.
물론 돌아다니며 보느라 바빠
3월 5일 시험인
ASQ SSBB 시험 공부를 전혀 못하고 있기는 하지만;;
책도 좀 보면서 다니자고..ㅎㅎ
다음으론 변산반도 국립공원에 가기로 했다.
우리 나라에 몇 없는 국립공원 아닌가..
그리고 해안과 내륙을 모두 끼고 있는 유일한...인줄은 모르겠지만
해수욕장들과 내륙의 폭포, 계곡, 절 등을 아우르는
국립공원이 또 어디가 있을까?..
가는 길엔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뉴스에서만 듣던
새만금 방조제를 볼 수 있었다.
아직도 공사가 한창 진행중.
분주한 모습이었다..
대빵 큰 트럭들이 바다쪽으로 바다쪽으로...
뜬금없는 홍보관.
뭘 홍보하겠다는 건지..
들어가 볼 생각이 안들어 그냥 지나쳤다.
새만금 방조제가 한창 시끄러울 때,
그렇게 관심을 가지고 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지만,
그냥 사진처럼 근처 분위기가..
웬지 뭔가 좀 암울하고 무거운 공기랄까...
단순히 썰물 때쳐서 이런 걸 수도 있었지만
주변 환경을 보니 그냥 버려진것 같아 보였다..
긍정적인 생각이 안든다, 새만금 방조제.
새만금 방조제를 지나자 마자
변산반도 국립공원 해안도로를 따라간다.
길가에 있던 휴게소,
여름 같았으면 시원하게 누워 바람도 쐬고
해수욕장도 구경하며 잠시 쉬어갈만한 곳인데..
매점도 문닫고 썰렁한 모습이지만,
'바르게 살자'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ㅋ
안내도를 보면
채석강을 포함해 해수욕장,
계곡, 폭포, 내소사를 다 포함하고 있다..
국립공원 인정!ㅎㅎ
변산해수욕장에 도착하자
이런 현수막이 제일 먼저 보였다.
새만금 방조제를 보고 지나온게 찬찬히 다시 생각나며
안좋은 인상이 팍팍..
혹시나 할것도 없이 역시나 아무도 없던 변산 해수욕장
겨울 바다 풍경.
이런 맛에 겨울 바다에 오는거지
한켠에는 무엇인지 모르는 한무리의 새떼가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려고 하니..
날아가 버린다ㅡㅡ;;
터벅터벅 걷다가
바다 파도소리와 바람소리,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이거 웬지 아가사 크리스티 소설명?ㅋ)
인증 동영상 하나...
이런식으로라도 인증을 해야
내가 다니고 내가 찍은 줄 알거아냐ㅋㅋㅋ
차로 다니니 역시 편하다.
채석강도 금방 도착한다.
예전에 자전거로 전국 일주 할 때도 들렸던 곳인데
이미 10년도 넘은 이야기지만 뭐 채석강이야 바뀔일은 없으니까...
아..아니다.
따지고 보면 채석강도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된거니
또 몇백만년 후에는 바뀔수도ㅎㅎ
부서지는 파도.
옛날에 와봤던 추억도 떠올리며 한바퀴 돌아본다.
바다 바로 앞.
저 멀리 대명리조트도 보이고..
겨울은 겨울이다.
고드름도 있어 주신다.
사진속 사람들의 크기를 보면
채석강의 규모가 어느 정도 감이 잡힐듯.
채석강도 안녕~!
아디오스~!!
나는 비록 종교가 없지만
어머니는 불교 신자시다.
가끔 염주를 사다주시곤 하셨는데
손목에 귀찮게 시계 차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어머니가 절에서 사다주신 염주는 이상하게만치
차고 다니는게 좋았다.
아마 어머니가 기도하시고 마음을 담아
사다주신게 영향을 미쳤나 보다.
지금도 염주를 하나 차고 있다.
부모님과 강화도 전등사에 가서 같이 산거다.
그래서인지 가끔 지나가다 절을 들리게 된다.
어릴 적엔 교회/성당 한번씩은 다 가보지 않나..
들어가면 웬지 경건하고 조용히 해야할 것만 같은 그 분위기.
절에서도 똑같이 느낄 수 있다.
뭔가 맑아지는 것 같고 착해지는 것 같은 느낌(?)
종교의 힘인가...ㅎ
그리고 우리나라를 돌아다니다 보면
문화유적인 절들도 많고 도로 표지판에도
웬만한 절들은 다 표시가 되어 있다.
절 이외에 다른 어떤 종교의 것도 표시되어 있는걸 못봤는데..
하긴, 생각해보면
저 옛날 시절부터 불교는 있었으나
기독교나 다른 종교들은 우리나라에 전파된지
기껏해야 100여년 정도 아닌가..아닌가??ㅡㅡ
그냥 넘어가자.
쨋든 난 불교와 스님들이 제일 편한건 사실이다.
운전을 하다가보면, 특히 여행할 때는 더욱더
표지판에 갈색을 유심히 보게 된다. 유원지나 관광지니까ㅋㅋ
역시 도립공원이라 이렇게나 갈데가 많은데..!
도립공원에 있는 절은 어떨까 하여
어디선가 또 들어봤던 내소사로 고고~~!!
내소사 입구.
여느 절들 입구 처럼
기념품 가게, 음식점, 막걸리(?)가 늘어서 있다.
내소사에 들어가면 이런 전나무 길이 있다.
멋지다. 사람도 없어서 더 좋다.
산림욕 제대로 하는 기분.
멋지다 멋지다 했더니 역시나
대장금 촬영장소가 있다. 오호...
촬영장소의 실제 모습.
낙설주의?!ㅋ
음...좀아까 절/불교 이야기를 조금 했는데
우리나라를 조금만 돌아다녀 보면 곳곳에 명당들엔
어김없이 절이 있다.
내소사의 풍경과 입지를 보라.
참 말이 안나올 정도다..
그냥 자연에 품에 안긴 것 같은 형세.
절에 들어가 한바퀴 산책을 하노라면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참 좋다.
난 혼자 여행하니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묵언수행을 하는 중인거다ㅎㅎㅎ
쌓은 사람들은 무슨 소원들을 빌며 저 조그마한 돌들을 올렸을까..
모두의 소원이 성취되길 바라며...
내소사 나오는 길.
발걸음이 한결 경쾌하다.
마음이 확 트인듯해..좋아.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저물어 가는구나..
'난 또 어디로 갈까..'
날짜와 요일 감각 조차 잃어 버린채
그렇게 조용히 차를 몰며 생각에 잠긴다.
지금까지 살아온 과거를 뒤돌아 보지도
앞으로 헤쳐나갈 미래를 걱정하지도 않는다.
그저 이 순간을 즐기며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질 뿐.
이렇게 오늘도 여행길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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