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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ZmisT or MZT39/흔적

어느 주말

by 지구별나그네 2012. 7. 30.

토요일밤.
조금은 시끄러운 바에 앉아
아무생각없이 고른 칵테일 두잔.

어디선가 나타나
옆에 앉더니 담뱃불을 요청하던 그녀.

하고싶은말 다하고
지금을 맘껏 즐기라며
몇번의 가벼운 키스와 허그를 해주던.

길어서 묶은 머리가 섹시하다는 혀꼬부러진 말을하곤 만지작거리다가
마지막으로 여자들 조심하라고 당부를 하더니

자신의 잔이 비어지자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린
루마니아 여자.

묘한 여운으로 집에 돌아와서
뒤적거리는 전화번호부.

너무 오래되어 전화하기 뻘쭘한 번호.
도무지 어떤 인연이었는지 기억이 나지않는 번호.
눌러도 딱히 할말이 없는 번호.
앞으로도 영원히 걸지않을것같은 번호.

힘들게 누른 번호는
받지않거나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라는 낭랑한 목소리.

외로운 토요일밤은
참으로 잠들기가 쉽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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